"근본적 진단·치료 없는 뇌 질환...대규모 뇌지도·엔지니어링 플랫폼 구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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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 알츠하이머·파킨슨 등 신약개발 플랫폼 연구...한국 카이스트는 체세포변이 연구 진행중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많은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알츠하이머치매, 파킨슨병 등 뇌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진단 방법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수십년간 성공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 스탠포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뇌의 회로와 알고리즘에 대해, 한국 카이스트는 뇌 체세포변이에 대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스탠퍼드대학교 신경과·바이오공학과 이진형 교수는 9일 의료·바이오 기술의 동향 및 미래전략을 주제로 열린 카이스트 글로벌전략연구소 국제포럼(GSI-IF 2020)에서 뇌 회로 연구에 대한 현황을 공개했다.
이 교수는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 뇌 관련 질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은 모두 난치병인데다가 케어비용, 치료비용 등이 많이 들고 사회경제적 비용도 문제가 된다"면서 "특히 알츠하이머의 경우 미국에서만 2000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고 오는 2050년에는 1조 1000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아직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이유는 근본적인 원인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진단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라며 "병원에 가서 진단을 위해 MRI나 혈액검사를 하지만, 이들은 직접적으로 뇌의 기능장애나 뇌질환에 관련한 테스트가 아닌 뇌질환 연계없는 질병 가능성을 배제하는 진단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치료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 교수는 "치료제는 현재 0에 가깝다. 지난해 기대를 모았던 바이오젠이 임상 실패로 인해 180억달러의 시총이 사라졌다"면서 "뇌질환 완치가 아닌 대조군에 비해 조금이라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임상을 했음에도 실패해 충격이 컸다"고 했다.
이에 이 교수는 뇌의 근본적 원인부터 파악하기 위해 뇌를 전기회로에 비유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시장잠재력이 높은 분야지만 아직도 진단과 치료 모든 분야에서 유효한 솔루션이 마련되지 않았다. 이는 뇌의 회로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인풋과 아웃풋, 그리고 어떤 알고리즘으로 뇌가 기능하는지부터 이해해야만 뇌질환의 근본적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뇌신경질환의 치료목적은 뇌회로 기능을 복원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즉 어떤 알고리즘으로 뇌가 기능하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뇌의 여러 구역들 중 각기 다른 행동들이 어떤 부위의 활성화로 이뤄지는지를 파악하고, 질환 발병시 알고리즘을 복원하는 방식으로 치료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교수는 뇌의 인풋과 아웃풋, 알고리즘 등을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뇌 지도를 마련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엔지니어링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현재 알고리즘 지도와 함께 개별 회로, 신경 파이어링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플랫폼을 통해 근본적인 신약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한국의 많은 제약사들이 보물찾기 방식으로 뇌질환 신약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중 SK바이오팜이 200억달러의 가치 있는 신약을 마련했으나, 이를 위해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엔지니어링식 접근방법이 구축되면 신약개발 사이클을 대폭 단축하면서도 효과적인 신약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에서도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해결을 위한 연구를 적극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