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 vs 혈관성 치매,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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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보다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현재 심장병, 암, 뇌졸중과 함께 ‘4대 주요 사망 원인’이며,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고통스럽게 하기에 많은 사람이 ‘가장 피하고 싶은 병’으로 손꼽는 질환이기도 하다. 최근 개최된 ‘치매, 이것만 알고 가세요’ 강좌에서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나해란 교수와 신경과 임은예 교수가 강의한 내용을 Q&A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나이가 들어서 자꾸 깜박깜박하고 기억력이 떨어지는데 이것도 치매 증상인가요?
정상적인 노화로 인해 일어나는 기억력 저하는 새로운 것을 기억하거나 저장된 기억을 꺼내는 속도가 느려지는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단순히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모두 치매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단, 일상적으로 가던 장소, 일상적으로 행하던 일이나 바로 최근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치매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건망증이 더 심해지거나 판단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단순한 기억 장애도 치매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건망증과 치매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요?
건망증은 일의 세세한 부분을 잊었다가 귀띔해주면 금방 기억이 납니다. 또한 본인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치매는 일 자체를 잊는 일이 많고 귀띔을 해주어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됩니다. 치매 환자는 본인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음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치매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치매는 ‘병명’이 아닌 ‘증상’입니다. 치매 증상을 일으키는 질병은 매우 다양한데, 가장 많은 경우가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의 70% 정도를 차지합니다. 그다음으로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가 20~30%에 해당합니다. 이 외에도 루이체 치매, 전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등이 있으며 뇌 수두증, 뇌종양, 경막하혈종, 두부 손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 알코올중독, 감염, 비타민B12 및 엽산 결핍, 우울증 등 다양한 질환의 증상으로 치매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왜 생기며 어떻게 진단하나요?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뇌세포의 퇴화가 진행돼 치매 증상을 일으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인자는 ▲유전 ▲운동 부족 ▲고지방, 고열량 식사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우울증 등) ▲불면증 ▲항콜린성 약물 ▲수면제 등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최근의 일을 기억하는 기억력부터 저하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발성 알츠하이머병의 95% 이상은 65세 이후에 발병하며, 드물게 가족성 유전 요인으로 40~50세에 발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는 아포E4 유전자(APOE4 gene)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포E4 유전자가 없는 경우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은 9% 정도이며 아포E4 유전자가 1개인 경우 30%, 아포E4 유전자가 2개인 경우 80%로 높아집니다. 이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 유전자가 있는 사람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경우 병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은 문진, 신경 심리 검사, 혈액 검사, 뇌 영상 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진단의 정확도는 약 85~90%에 이릅니다.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알츠하이머병은 한번 발병하면 완치되지 않으며 치료 또한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정도이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일상생활 속 치매 예방법은 크게 수면, 식사, 운동 관리가 있습니다.
수면의 경우 주간이 아닌 야간에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운동은 발생 위험도를 약 40%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주일 5회 이상 30분간 중등도 이상의 강도, 즉 땀이 나고 숨이 차오르는 정도의 강도로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식사는 고기보다는 생선, 정제 탄수화물보다는 전곡류와 잡곡, 콩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채소와 견과류, 발효식품 등도 챙겨 먹어야 합니다. 음식의 간은 싱겁게 하고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왜 생기며, 알츠하이머 치매와 어떻게 다른가요?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뇌출혈,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 질환에 의해 뇌 조직의 손상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뇌 기능이 저하하면서 발생합니다. 뇌졸중 이후 약 20%에서 혈관성 치매가 나타나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인에서 특히 혈관성 치매 환자가 많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와는 달리 증상이 비교적 급격하게 시작되고 증상 악화가 계단식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입니다. 또한 기억력 저하 등 인지장애와 함께 발음(언어) 장애, 안면 마비, 편측 마비, 균형 장애, 보행 장애 등 신경학적인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혈관 질환으로 손상되는 뇌의 부위와 크기, 손상 횟수에 따라 혈관성 치매 발병 여부와 증상의 심각도가 결정됩니다. 뇌졸중 등의 급성 뇌혈관 질환이 아니라 뇌의 소혈관이 점진적으로 막히는 경우에는 알츠하이머병처럼 점진적인 경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를 통해 치매의 종류를 판별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어떻게 예방하나요?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흡연, 심장질환 등 뇌혈관 질환의 발생 또는 약화에 영향을 미치는 혈관성 위험 요인에 대한 치료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고혈압이 있으면 뇌졸중 위험도가 5배, 당뇨가 있는 경우 2~3배,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7배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흡연은 다른 기저질환 없이도 뇌졸중 위험도를 2~3배 높이는 주요 위험인자입니다. 흡연하면 뇌혈관이 수축해 머리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하는데 이렇게 되면 혈관이 점점 딱딱해지면서 손상되고, 손상된 혈관 내부에 찌꺼기들이 달라붙어 결국 혈관이 막히게 됩니다. 따라서 수면, 식사, 운동요법과 함께 금연을 반드시 실천해야 합니다.
[출처] : http://www.hidoc.co.kr/news/healthtoday/item/C0000399231 | 하이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