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치료 약물 뇌 속으로 들여보내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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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줄기세포와 합성 약물 등이 뇌경색·뇌종양·치매·파킨슨병 치료제로 성공하지 못하는 핵심 원인은 뇌조직까지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약물이 혈관을 타고 뇌조직으로 들어가는 미세 관문인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통과하지 못하니 약효가 나타날 리 없다. 혈액·뇌장벽(혈뇌장벽)은 독성물질·세균, 부피가 크거나 물에 잘 녹는 물질 등이 혈액을 타고 뇌로 침투하는 것을 차단한다.
그런데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연구진이 묘책을 찾아냈다. 뇌부종·뇌종양 치료제로 쓰이는 만니톨·테모졸로마이드 성분의 약물과 줄기세포 주사액을 함께 투여하는 방법이다. 만성기 뇌경색 생쥐에 적용해보니 두 약물이 혈뇌장벽의 틈을 일시적으로 벌려줘 뇌경색 치료제로 개발 중인 줄기세포 주사액에서 치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부분(엑소좀)이 뇌세포까지 전달돼 신경마비 증세가 크게 호전됐다.
12일 분당차병원에 따르면 김옥준 신경과 교수와 최청갑 박사·김혜민 석사팀은 줄기세포의 혈뇌장벽 투과도를 높이는 약물 병용요법을 세계 첫 개발했다.
김 교수팀이 만성기 뇌경색 생쥐에 만니톨·테모졸로마이드와 탯줄혈액(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주사액을 함께 투여했더니 줄기세포 주사액만 투여할 때보다 혈뇌장벽 투과도가 3배가량 증가했다. 이미 죽은 뇌세포 주변에 혈관·신경세포가 함께 자라나면서 신경마비 증세도 크게 호전됐다. 반면 줄기세포 주사액만 투여한 뇌경색 생쥐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우선 만성기 뇌경색 환자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만니톨·테모졸로마이드와의 병용요법은 치매·파킨슨병·뇌종양 등 다른 뇌질환 줄기세포 치료제와 합성 약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혈뇌장벽 투과도가 낮아 치료제 개발을 포기했던 후보물질 등도 재도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와 분당차병원은 모든 줄기세포와 두 약물을 함께 투여하는 요법에 대해 국내 특허를 출원했으며 국제특허(PCT)도 출원할 계획이다. 또 급만성 뇌졸중(뇌경색·뇌출혈), 저산소증 등 다양한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효능을 높이기 위한 유전자 조작 줄기세포를 제작 중이다.
만성기 뇌경색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고 뇌 기능의 부분적·전체적 장애, 신체장애가 동반되는 질환이다. 급성 뇌경색은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용해제 tPA가 있지만 뇌졸중 환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만성기 뇌경색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토테라피’(Cytotherapy)와 ‘생물화학·생물물리연구(Biochemical and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s)’에 잇따라 발표됐다.
출처 : http://www.sedaily.com/NewsView/1S0S36VS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