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권지민 기자] 치매 환자에게 진통제 투여 시 부작용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이들 환자에 대한 약물 처방시 의료진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프레노르핀이라는 마약성 진통제가 투여된 치매환자의 경우 부작용이 3배 정도 심하며 활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외신이 보도했다. 치매환자 절반 가량은 상당한 통증을 겪지만 이러한 통증은 의사들이 간과하거나 잘 관리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파라세타몰이 통증에 대한 1차 치료제로 쓰이지만 효과가 없을 시 오피오이드라는 마약성 진통제가 처방된다. 실제로 약 40%의 환자들이 오피오이드를 복용한다.
엑스터대학과 킹스칼리지 연구팀이 치매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노르웨이 성인 162명을 연구한 결과,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한 이들에게서 기분 변화와 가라 앉음, 그리고 의식 혼미와 같은 부작용들이 3배 이상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관절염 쥐모델 치료를 연구하던 중 알츠하이머에 걸린 쥐들이 모르핀 효과에 훨씬 더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쥐들은 통증 완화에 상대적으로 진통제가 덜 필요했지만 부작용은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치매 환자에 대한 진통제 처방 시 이런 부분이 충분히 고려돼야 함을 알 수 있다. 진통제가 환자를 도와주기보다 최대한으로 살 수 있는 그들의 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치매 환자의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것은 중요하지만 안타깝게도 통증을 줄이려는 노력이 환자를 더 해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부분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치매환자들을 위한 최선의 치료 및 진통제 복용법에 대한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정신병약을 복용하는 파킨슨 병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파킨슨병은 뇌 흑질의 도파민계 신경세포가 파괴되며 발생하는 질병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약 40%는 치매를 동반한다.
파킨슨병 환자 7877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정신병치료제 사용군은 비사용군에 비해 사망위험이 2배 높고 사망위험비는 2.35로 나타나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항정신병약 처방도 주의를 요한다.
치매 환자에 대한 약물 처방에 있어 주의가 필요한 가운데 치매를 유발하는 약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있다.
지난 4월 파킨슨병, 우울증, 요실금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항콜린제를 꾸준한 복용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걸릴 확률이 10% 높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항콜린제는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을 차단하는 약물로 꾸준히 복용할 경우 치매 발병 확률이 10% 올라가며 항우울제 등을 20년 가까이 복용할 경우 이 같은 위험이 20%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이 항정신약물을 복용할 경우 치매 발병 우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벤조디아제핀과 같은 항정신약물이나 항우울제의 복용이 치매 발병 위험을 높힌다고 밝혀져 PTSD환자의 처방에 있어서도 신중해야 한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알츠하이머학회에서 발표됐다.
http://www.dailymedi.com/detail.php?number=833085&thread=22r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