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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면역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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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면역반응은 크게 진화적으로 원시적이라고 하는 내재면역(또는 선천면역; innate immunity)과 고등동물에만 있다는 적응면역(adaptive immunity)으로 나뉜다. 첫째, 내재면역은 단핵구(monocyte), 대식세포(macrophage), 자연살해세포(NK cell), 비만세포(mast cell) 등등의 여러 면역세포들이 담당하며 뇌에서는 미세아교세포(microglia) 및 성상교세포(또는 별아교세포; astrocyte)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둘째, 적응면역의 경우는 소위 ‘면역’ 하면 ‘이거다~!’ 하고 잘 알려져 있는 T림프구 B림프구 등이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외부 병원균에 감염된 후 면역세포가 이를 기억하여 다음번 감염이 있을 때 빠르게 반응한다는 소위 “면역 기억(immune memory)”은 적응 면역의 전유물로만 생각되어 왔으나, 2010년대 중반쯤부터는 내재면역에도 면역기억 기능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나왔다 (1)⁠. 이 내재면역기억은 크게 면역훈련(immune training)과 면역내성(immune tolerance)으로 나뉘는데, 전자는 염증 오바활성화, 후자는 염증 마비억제 작용을 유발하며, 그 과정은 histone acetylation이나 methylation 등을 통한 epigenetic reprogramming에 의해 조절된다고 한다(2)⁠. 이러한 면역훈련에 의한 재빠른 면역반응 활성화는 신속한 병원체 제거가 가능하여 진화적으로 개체 생존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지만, 반면 지나친 염증반응을 유발하여 역으로 염증성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3)⁠. 반면 면역내성에 의한 염증반응 억제는 그런 염증성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잇점이 있는 반면, 면역체계 자체를 마비시키는 바람에 급성 감염에 의한 패혈증(sepsis)  등의 심각한 급성 질환의 발병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이러한 내재면역기억이 뇌에서도 일어난다는 논문이 Nature지에 발표되었다 (4)⁠. 독일 튀빙겐대학의 요나스 네허(Jonas Neher) 연구팀은 뇌에 존재하는 신경교세포(glial cell)의 일종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 내재면역기억 기능이 있어서 면역훈련 및 면역내성을 유발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미세아교세포는 뇌내에서 오랫동안 생존하면서 외부로부터의 병원균 또는 독성물질들을 청소하여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편으로는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될 경우 정상적인 시냅스까지도 제거해 버리는 등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5)⁠. 

Neher 연구팀이 주목한 부분은, lipopolysaccharide(LPS) 투여로써 그람 음성 박테리아 감염증을 (박테리아 없이) 재현할 경우, 전신 염증반응에 더하여 뇌까지도 염증반응을 일으킨다는 것과, 또 이러한 현상을 이용해서 미세아교세포 (microglia)가 마치 대식세포 (macrophage) 또는 자연살해세포(NK cell)처럼 내재면역기억(innate immune memory)을 일으키는지 여부를 알아보았다. 결과적으로 미세아교세포는 LPS 투여로 인해 면역 기억을 갖게 됨을 알 수 있었고, 이는 얼마나 LPS를 여러 번 투여하는지에 따라 그 기억 패턴이 달라지게 된다 (그림1). 복강주사로 쥐에게 LPS를 한 번만 찔렀을 경우에는 전신에 면역훈련이 활성화되고, 이후 두 번째 염증성 자극, 즉 두 번째 LPS 주입,APP plaque 형성(APP23 알츠하이머 모델), 또는 뇌졸중(뇌혈관 협착 모델) 등이 발생할 경우 실험 쥐의 뇌염증 반응이 활성화되어 그로 인한 신경퇴행(neurodegeneration)이 눈에 띄게 증가하였고, 반면 하루에 한 번 씩 총 네 번 LPS를 주입했더니 뇌에 면역내성이 생겨서 이후의 이차적인 염증성 자극을 주더라도 신경퇴행이 상대적으로 감소하였다.

연구팀은 이게 정말로 미세아교세포에 특이적인 내재면역기억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검증하고자, 대식세포(macrophage)의 염증반응에 필요하다고 알려진 유전자 (Tak1; TGFβ-activated kinase1) 와 epigenetic modulation에 관계되는 유전자 (Hdac1/2; histone deacetylase-1 및 -2) 를 각각 미세아교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conditional knockout을 시켜보았다. LPS에 의한 혈중 염증반응 지표에는 별 영향이 없었으나, 동시에 뇌내 microglia에서는 내재면역기억에 관계된 cytokine의 발현이 저해됨을 알 수 있었다. 즉, 미세아교세포에 의한 면역기억은 대식세포와 유사한 메커니즘으로 뇌 속에서 이루어지는 면역기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 연구결과가 뭐가 그렇게도 신박(...)하다는 것인가? 말하자면, 이건 뇌 바깥의 염증으로 인해 뇌내에서도 염증반응이 일어난다는 것과, 적응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뇌내 염증에서도 면역기억이 내재면역세포에 의해 (비특이적으로나마) 존재한다는 것. 말인즉슨 '감염성 질환이나 당뇨병 관절염 등의 비신경 염증성 질병들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뇌졸중 등에 의한 중추신경 신경퇴행의 위험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기존에는 경험적으로만 알려져 있었는데, 여기서는 그러한 (말초염증에서 뇌염증으로의 면역기억 전달) 연관성이 실제로 (신경쓰일 만큼)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내재성 면역기억이 훈련되었을 경우, 이후의 염증성 자극에 의해 뇌신경퇴행이 (훈련되지 않았을 때보다) 악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결과 뒤에 이어질 만한 연구과제는, 이러한 말초염증에 의해 뇌염증이 유발되는 두 염증반응 사이를 연결해 주는 메커니즘을 알아내는 것과, 그러한 연결 기작을 (전신 반응 없이 뇌 특이적으로) 선제적으로 차단하거나 추후에 억제시켜서 치매나 뇌졸중 등의 퇴행성 뇌질환을 악화시키는 뇌염증 증상을 약화시키는 방법 개발하기 등이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림1. LPS(lipopolysaccharide)를 마우스에게 주입하여 뇌염증반응을 유도함. 알츠하이머 유도 모델 유전자조작 마우스(APP23 mice)에게 LPS를 한 번만 찔러도 immune training에 의한 염증작용 활성화에 의해 뇌신경이 많이 죽는 반면, 하루에 한 번 씩 네 번 찌르면 immune tolerance가 생겨서 염증반응이 억제되어 뇌신경이 많이 살아남는다. (그림은 각각 트레이싱 따오기짜깁기이긴 하지만 필자가 직접 그렸음.)

관련뉴스:
Nott A, Glass CK. Immune memory in the brain. Nature. 2018 Apr 11;556(7701):312–3.

참고문헌:
1. Netea MG, Joosten LAB, Latz E, Mills KHG, Natoli G, Stunnenberg HG, et al. Trained immunity: A program of innate immune memory in health and disease. Science. 2016 Apr 22;352(6284):aaf1098. 
2. van der Heijden CDCC, Noz MP, Joosten LAB, Netea MG, Riksen NP, Keating ST. Epigenetics and Trained Immunity. Antioxid Redox Signal. 2017 Nov 21;ars.2017.7310. 
3. Garden GA. Epigenetics and the modulation of neuroinflammation. Neurotherapeutics. 2013 Oct;10(4):782–8. 
4. Wendeln A-C, Degenhardt K, Kaurani L, Gertig M, Ulas T, Jain G, et al. Innate immune memory in the brain shapes neurological disease hallmarks. Nature. 2018 Apr 11;556(7701):332–8. 
5. Hong S, Beja-Glasser VF, Nfonoyim BM, Frouin A, Li S, Ramakrishnan S, et al. Complement and microglia mediate early synapse loss in Alzheimer mouse models. Science. 2016 May 6;352(6286):712–6.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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