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알츠하이머 예방되는 이유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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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이 ‘이리신’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가 제시됐다. 서울 난지도공원길을 시민들이 걷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운동중 분비되는 호르몬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신적 활동에 운동이 긍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된다.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연방대학의 페르난다 데 펠리스 교수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8일 “알츠하이머환자들한테서 건강한 사람들보다 ‘이리신’(Irisin) 호르몬이 적게 분비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생쥐 실험을 통해 이리신 분비를 차단하니 학습과 기억 장애가 유도되고, 반대로 호르몬을 다시 공급하니 장애가 회복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메디신> 7일(현지시각)치에 게재됐다.
이리신은 근육조직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류를 통해 온몸에 전달된다. 연구팀은 이리신의 단백질 전구체인 ‘FNDC5’도 비슷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운동이 심혈관계나 신체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를 완화하거나 개선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중이다. 지금까지 연구들은 건강한 젊은 성인의 경우 운동이 뇌 건강과 인지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규명해왔다. 하지만 운동이 이미 인지 능력 저하가 진행돼 고통을 겪고 있는 노인들한테서도 치매 진행을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들이 있어왔다.
신체 활동의 증대와 알츠하이머병 위험의 감소 사이에 강한 역학적 상관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임상시험 결과들은 혼재돼 있다. 지난해에는 500여명이 참여해 엄격한 통제 아래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중등도에서 고강도 운동 어느 것도 치매의 진행을 늦추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심지어는 어떤 운동은 인지 능력 개선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제 공동연구팀이 운동과 치매 예방의 생물학적 단서인 ‘이리신’ 호르몬을 찾아냈다. <한겨레> 자료사진이런 상반된 연구 결과의 불일치는 치매 연구에서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많은 방법들이 치매나 알츠하이머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제안되고 있지만, 일단 인지능력 손상이 발생하면 이런 처방들이 아무 소용이 없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운동과 인지 사이에 작동하는 직접적인 생물학적 작동원리를 찾아나섰다. 연구팀은 우선 운동에 의해 분비가 늘어나고 근육이 힘을 줄 때 확산하는 호르몬인 이리신이 말기 알츠하이머 환자들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모델 동물들의 해마와 중추신경계에서 많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음 정상 생쥐의 뇌에서 이리신 농도를 줄여 인위적으로 시냅스의 탄력성과 기억력을 감퇴시켰다. 반대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게 만든 모델 쥐한테 이리신 농도를 높여 시냅스 탄력성과 기억력을 회복시켰다.
좀더 흥미로운 것은 알츠하이머 모델 쥐의 뇌에서 이리신 분비를 차단했더니 운동에 의한 효과가 함께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리신 차단 없이 매일 운동을 한 알츠하이머 모델 쥐는 시냅스 퇴화가 늦춰지거나 멈췄다. 연구팀은 운동이 이리신으로 중계된 ‘근육-뇌 축’을 통해 신경퇴화의 시작을 막거나 적어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영국 알츠하이머연구소의 로사 산초는 “육체 활동이 나이가 듦에 따라 뇌의 건강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것은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런 긍정 효과에 기여하는 생물학적 원리를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과학저널 <뉴사이언티스트>에 말했다. 알츠하이머학회의 제임스 피켓은 “규칙적인 운동을 할 수 없는데 치매기가 있거나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언젠가 이리신을 타겟으로 한 약물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연구가 동물실험에 의한 것이지만 일상생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육체적 운동과 치매의 관계를 밝혀낸 것이어서 뜻깊다”고 했다.